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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내 청춘 러브 코메디는 잘못됐다>을 오랜만에 읽어봤습니다. 2010년대 가장 인기있는 라이트 노벨이였고 애니로도 만들어지며 서브컬쳐계를 뒤흔든 작품이였죠. 저도 급식을 먹던 시절 애니 1기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 1권을 구입했는데, 읽고 나니 너무 재밌어서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아싸들, 학교 생활을 동경하던 오타쿠들에게 이 작품은 일종의 대리만족을 하게 해주는 수단이였죠. 실제로 한때 성황리에 운영되던 네이버 팬카페에서 몇몇 유저들이 '자기가 현실 하치만 같다'고 주장하는 글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박제되서 비웃음거리가 되버렸지만, 그만큼 독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건 확실합니다.

 

거두절미하고, 대략적인 전개를 말해보자면.... 명문 고교인 소부 고교에 다니던 남고생 히키가야 하치만은 입학전날 벌어진 사고로 인해 입학식과 학기 초반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복귀해도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아싸가 되버리죠. 하지만 본인부터가 중학교 시절 트라우마로 계속 혼자서 지내왔고 스스로 아싸를 자처하니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런 행태에다가 장래희망도 전업 주부를 희망한다고 밝히니 결국 선생 히라츠카 시즈카와 면담을 하게 됩니다. 그런 근성을 고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섞여야 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봉사부'라는 수수께끼의 동아리에 강제로 입부시킵니다. 툴툴거리며 들어간 부실에는 교내 최고 미소녀인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있었습니다.

 

가만히 있긴 좀 그래서 몇 마디 나눠보니 엄청 까칠하고 차가운 걸 알게 됩니다. 초면부터 독설을 날리니 가벼운 말다툼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그녀가 자신과 같은 부류 - 스스로 아싸를 자처하는 걸- 알게 됩니다. 친구에 구지 연연하지 말자느니 어디까지가 친구인가 등등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다 갑자기 들어온 동급생 유이가하마 유이를 상대하게 됩니다.

유키노시타 유키노와 전혀 다른 타입인( 소프트한 갸루?, 화려한 스타일, 약간의 노출) 유이를 보고 처음엔 거부감을 느끼지만, 같이 고민 해결을 도와주며 쿠키도 굽는 등 금세 가까워집니다. 결국 새로운 부원으로 받아주게 되죠. 사회성이 느껴지지 않는 둘과 달리 굉장히 싹싹하고 발랄하며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인싸라서 약간의 언밸런스함이 있지만, 이후부터 봉사부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일단 같은 반에 있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되는 미소년 토츠카 사이카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테니스 코트를 방문합니다. 자기들끼리 노는데 공간을 쓰느라 연습이 힘들었던거죠. 더러운 인싸들(?)이 자리를 안 비켜주니까요. 그 과정에서 대립이 일어나며 또 다른 인기녀, 학교의 퀸카인 미우라 유미코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입니다. 

결국 테니스 시합을 해서 이긴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걸로 결정되는데, 과연 하치만은 활약할 수 있을까요! 직접 보시길 바랍니다.

 

확실히 1권부터 흥미를 생기게 만드는 내용, 각각의 개성있는 캐릭터, 뭔가 속이 후련한 전개로 '이래서 인기를 끌었구나' 싶은 부분을 느낍니다. 물론 픽션이지만 실제로 학교 다닐때 저런 부류는 꼭 있었잖아요? 혼자 다니거나, 교류가 적어도 자기들끼리 놀거나, 다른 사람 배려도 안하는 노는 애들... 은근히 현실성이 있는 부분이 더욱 몰입감을 높였던 요인인 것 같습니다. (물론 퐁칸의 허접한 일러스트 퀄리티가 확 깨긴 합니다만.)

 

어쨌든, 마지막으로 작중에서 꽤 좋았던 구절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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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식을 수정하도록 해.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재능 있는 사람을 부러워할 자격은 없어. 성공 못 하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 얼마나 피땀 흘려 노력했는지 상상조차 못하니까 항상 제자리걸음인 거야."

 

외톨이란 말하자면 사색의 달인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란 말처럼 정신이 들면 늘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외톨이는 남에게 사고 영역을 할애할 필요가 없으므로 그만큼 사색의 깊이가 더해진다. 따라서 우리들 외톨이는 범인과는 다른 사고 회로를 가지기에 이르러 때로는 일반인의 틀을 뛰어넘는 발상이 샘속기도 한다.

 

''이야, 엄청 피곤해 보이잖아. 무슨 봉건사회냐? 저런 식으로 바짝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리얼충이 될 수 있다면 난 평생 이대로 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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