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청춘 러브 코미디는 잘못됐다>가 올해 완결됐다. 라이트 노벨도, 애니도 전부 끝을 맺었다.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동안 좋아했던 작품이였고 실제로도 인기가 굉장히 많았던 초히트작이였다. 누계 1000만부 돌파, 애니도 3기까지 만들어지고 다양한 미디어믹스도 나왔었다. 2010년대 서브컬쳐물 중에서 최고 인기작의 자리를 한 자리 차지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평범한 아싸 남캐가 미소녀들을 만나 여러 일을 겪으며 결국 성장해나가는 청춘 드라마였고 좋은 학원물이였다. 캐릭터들의 개성도 살아있었는데 특히 주인공 히키가야 하치만의 매력이 이 작품의 히트에 큰 공헌을 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잘 생긴 외모와 은근 하이 스펙의 소유자지만 트라우마로 인한 그늘진 성격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존재. 하지만 사건의 중심에 당당히 서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그걸로 히로인들과 조연들을 반하게 만들었다.
그의 매력은 작중 인물들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줬다. 자기가 현실의 하치만인 거 같다며 착각에 빠진 인터넷 글들도 많았고, 어떤 부분에 감명을 받아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진짜 현실 아싸와 다르게 외모도 잘 생긴 편이고 운동신경도 있고 집도 중산층이고 공부도 잘하는 보급형 엄친아긴 하지만, 그래도 온갖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 진짜 우정 진짜 사랑 그리고 마음을 깨닫는 인물이기 때문에 더더욱 몰입할 수 있던건 아닐까..
나도 열렬한 애독자이자 주인공의 팬이였다. 중학교 시절 애니 1기를 처음 봤었다. 우연히 봤는데 작화나 그림체는 약간 별로긴 했지만 내용이 너무 재밌어서 자세히 찿아봤다. 마침 라노벨로도 1권이 발매되있는 상태였고 바로 동네 서점에 가서 구입을 했다. 다 읽고 나니 나도 유키노같은 미소녀랑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들어가서부터 작품의 인기는 정점을 찍었고 신간이 나올때마다 꼬박꼬박 사고 팬카페도 가입해서 오랫동안 활동했었다.
애니 2기는 솔직히 별로였다. 그림체와 작화는 훨씬 좋아졌지만 각색 연출이 내 취향이 아니였다. 자연스레 하차하고 원작을 계속 팠다. 꾸준히 작품을 소비하던 와중 11권이 나온 뒤부터 연재 텀도 엄청 길어졌다. 애초에 내용도 너무 진지해져서 흥미가 슬슬 떨어지고 있었다. 활동하던 팬카페도 떡밥의 부재와 유저들의 뻘글, 오그라드는 팬픽에 질려 접었다.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 고민하다 결국 중고서점에 다 팔아버렸다.
이후 관심을 끄고 지냈는데 작년 말에 완결권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흥미가 생겼다. 올해 애나메이션도 나온다 길래 다시 라노벨을 구해 읽었다. 예전 생각도 나고 감회가 새로웠다. 읽으면서 학창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같은 덕후 친구들끼리 내청코 얘기도 하고 굿즈도 사러가고... 그럴 때가 있었지. 회상을 하며 정주행을 마쳤다. 애니 3기도 볼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미루다 이제 볼려고 한다.
작가의 프로 의식 부재로 인한 질질 끌어진 것, 지나치게 진지하고 정극스러운 전개 등등의 비판점도 분명 있었지만 필력과 캐릭터 조형이 뛰어난 작품이였고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던 작품이였다. 내 학창 시절을 좀 더 재밌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고. 그래서 완결이 된 이 시점에서, 고마움을 담아 작별 인사를 보내려고 한다. 굿바이 내청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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