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블로그에서 요새 LCK가 너무 재미없다며 시청을 줄인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할게 없어서 우연히 다시 보게 된 경기들이 나름 재밌어서 다시 정기적인 시청을 했고..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그리고 롤 SNL까지 보고 말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모든 팀의 경기를 챙겨보는 건 아니고 몇몇 강팀 경기들만 따로 한 번 씩 봤는데 확실히 2라운드를 기점으로 기존의 LCK스러운 부분이 약간씩 줄어드는 모습이 보여져서 볼 맛이 나긴 하더라.
예전보다는 롤에 관심이 많진 않았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코로나 시국에 집에서 할 게 없을때 그나마 시간 때울게 트위치에서 LCK 중계를 보는 것이였고, 평소 공격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며 LCK의 가장 큰 라이벌인 LPL과 야행성이기에 LEC도 때때로 보게 되었다.
어쨌든 작년 스프링부터 올해 MSI까지는 거의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다 봤고 올해 서머도 한 70퍼센트? 정도 본 입장에서 평가를 해보자면...
일단 담원 젠지 농심 T1 샌박 아프리카(까지 플옵) KT 한화 브리온 DRX 순으로 순위가 확정되었다. 초중반에 정글의 뒤쳐짐과 바텀의 부진으로 일시적인 포변을 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역시 실력은 어디가지 않는지 결국 막판에 1위를 찍은 담원. 초반에 연승 가도를 달리다가 여전한 좁은 챔프폭과 플레이 스타일로 파훼당하며 나가떨어지지만 결국 2위는 한 젠지. 새로운 미드 고리 영입 후 정글 중심의 끈끈한 팀웍과 한타 실력으로 상위권에 도달한 농심.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 경기력과 외부적 요소, 끊임없는 주전 교체 등 수렁에 빠지나 싶었지만 감독의 경질 후 오히려 경기력이 올라간 T1. 강력한 상체와 1인분을 넘어 캐리가 가능해진 바텀을 보유한 샌박. 25분의 아프리카, 남탓금지 등 중후반 운영의 부재를 지적당했지만 어느 정도 단점을 해결한 아프리카 등이 플옵에 진출했다.
좀 미안한 소리지만 나머지 팀들은 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가끔씩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전체적인 체급은 좋아보일때가 있지만 기복 그리고 종합적으로 알아보면 딱 순위에 맞는 밴픽 경기력 로스터이기 때문이다.
일단 정규시즌 기준으로 상위권부터 하위권의 경기력 격차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제일 중요한 점인 것 같은데, 12승 팀이 3팀, 11승 팀이 3팀이라는 엄청난 치열함을 보여줬다. 그리고 유난히 하위권 팀이 상위권 팀을 잡아내는 업셋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러면 리그 전체적인 경기력이 탄탄하다는 거 아니냐?라는 답변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진 않다. 상향평준화된 롤판에선 오히려 리그 내 압도적인 팀이 있어야 롤드컵 우승에 가깝다는 게 정론에 가깝다. 역대 우승팀의 리그 내 지표, 그리고 작년 서머의 담원이 중요한 증거이다.
그리고 18년 서머도 역대급 시즌이다 뭐다 했는데 끝마무리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다들 알지 않는가. 체감상으로 그때보다 지금이 더 비벼지는 느낌이다. 진짜 경기력이 좋았었으면 모르겠지만 이번 시즌은 어떤 팀들 간의 명승부, 명장면보다는 해설가들의 떨어지는 경기력을 커버하는 웃긴 드립이 더 주목을 받았다.
그런 요소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결국 평균 시청자 수도 작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프차화된지 첫 해인데 시청자 감소에다 만약 18~19년처럼 국제전에서 부진한다? 그러면 LCK의 앞날은 어두울 것이다. 플옵 이후부터는 좀 좋은 경기력으로 리그의 경쟁력을 증가시켰으면 좋겠다. 롤드컵 우승은 힘들겠지만 최대한 열심히 플레이하면서 고질적으로 지적받는 LCK스러운 모습을 고치는 걸 보여준다면 떠나간 팬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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