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한의 팬텀월드>를 봤습니다. 사실 예전에 봤지만 보다가 그만둬서 최근에 다시 봤습니다. 제대로 보고나니 이 작품이 좋았던 점, 별로였던 점을 알게 됬지만, 제목부터 '쿄애니의 실수'로 해논 걸 보면 별로 긍정적인 평가가 아니라고 예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이 작품은 쿄토 애니메이션(이하 쿄애니)가 설립한 라이트 노벨 브랜드 KA에스마 문고에서 수상하며 발매된 동명의 라노벨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에스마 문고는 일본 서브컬쳐계를 주름잡고 있는 카도카와와 거리를 두기 위해 설립한 자체 브랜드입니다. (여기서 공모전을 열어 수상한 작품들을 애니화하는게 근 몇년간의 주요 전략이였습니다.)
에스마 문고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쿄애니 관련 글을 쓸때 자세히 다룰거니 넘어가고 소설 부문 장려상을 받은 본작의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인간의 뇌 기능에 이상이 생긴 가까운 미래, 유령이나 요괴를 인식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은 이들을 "팬텀"이라 부르게 된다. 그리고 어린아이들 중에선 팬텀에 대항할 수 있는 특수능력자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팬텀에 대항할 수 있는 특수능력을 가지고 있는 호세아 학원 1학년 이치죠 하루히코는 "오행의 기"로 싸우는 선배 카와카미 마이, 『팬텀 이터』라 불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즈미 레이나, 고독하게 팬텀과 싸우는 미나세 코이토와 함께 괴롭고 즐거우면서 많은 일이 펼쳐지는 학교 생활을 보낸다. 그리고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들은 이 세상의 진실을 알게 되는데…'' 로 요약 가능합니다.
방영 초반부에는 꽤나 호평일색이였죠. 쿄애니 특유의 뛰어난 작화와 코믹 요소가 섞인 연출 그리고 간단한 스토리때문에 깔끔하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했고, 거기다 은근 섹시한 그림체로 인한 매력적인 캐릭터 비주얼과 쿄애니 치고 수위가 높았던 것때문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외적 요소말고도 어느정도 재미가 있는 작품이였습니다만 방영을 거듭한 뒤부터, 그리고 종영 후에는 평가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유를 몇 가지 들어보자면...
일단 연출과 각본이 좀 많이 별로였습니다. 감독은 판타지 학원물을 만들었다고 했지만 판타지 SF스러운 요소만 있고 학원물의 요소는 없었습니다. 클리셰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그러한 장르적 전개가 전무한 수준이였죠.
작품을 이끄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매력적인 모습도 옅게 보였습니다. 여주인공인 카와카미 마이는 작중에서 많은 노출을 보여주며 색기를 담당하는 인물이였지만, 원작에서는 하루히코를 좋아하는 나잇대에 걸맞는 소녀였습니다. 애니판에서는 몰래 사모하는 감정을 품고 있는게 묘사가 되지 않습니다.
코이토도 여러 모로 갭모에가 있는 캐릭터지만 코이토가 주인공 일행에 확실히 들어오게 되는 5화의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면 평소의 쿨한 모습과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주목 받는 것을 꺼리는 갭이 모에 보단 개그에 가깝게 묘사됩니다.
레이나는 체구가 작고 인상이 둥글기에 연출에 따라서 모에 담당(?)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캐릭터들이 훨씬 더 튀다보니 뭔가 어정쩡한 캐릭터가 됬습니다. 다른 측면으로 캐릭터를 발전시킬 수 있는 레이나의 치유 능력마저 5화를 끝으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오리지널 캐릭터인 쿠루미도 별로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본작은 옴니버스식 구성이라서 주역들의 캐릭터성으로 작품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것도 애매하고 스토리가 흥미로운 것도 아니고, 최종화를 보고 나니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히 몰입도 안되고 맹맹한 느낌? 결국 연출과 스토리의 방향성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니 최종 보스를 쓰러트려도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주인공과 히로인들과의 진도는 거의 진행되지 않아 그냥 남사친 여사친들끼리 대업을 거뒀다(?) 정도로 느껴지고요.
차라리 메인으로 러브 코미디를 하던지, 학원물스럽던지, 풀 메탈 패닉 후못후처럼 아예 코미디가 메인이였다면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만한 작품이였을텐데 참 아쉬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캐릭터 디자인도 예쁘고 전투신, 수위높은 서비스신이 나름 눈호강을 해주는 측면이 있었는데 말이죠.
뭐 어쨌든, 더 적을 말이 없어서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하드캐리한 마이선배와 작화가 돋보이는 주요 장면들을 소개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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