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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신작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직관>을 읽었다. <경악>이 2011년에 나왔으니 거의 10년만에 나온 것인데, 기다린 만큼 기대가 컸었다. 사실 단편 한 두개씩 나오다 갑자기 단행본이 발표되니 이게 사실인가?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였지만. 뭐 아예 안나오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물론 작가의 프로의식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에피소드는 크게 3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림짐작 넘버즈>, <7대 불가사의 오버타임>, <츠루야씨의 도전>이 수록되어 있다. 신규 단편인 츠루야씨의 도전을 제외하고는 기존에 이미 발표되있던 단편들이라 전체 스토리의 진전이 되진 않았다. 

 

일단 어림짐작 넘버즈는 새해 첫 참배를 하러 온 SOS단의 일상을 다룬 에피소드였다. 서로 전통복장을 입고 왔는데 하루히와 미쿠루의 기모노 차림에 푹 빠진 쿈의 독백이 미소를 자아냈다. 수많은 인파들 사이에서 시시콜콜한 안부, 평범한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등장인물들을 보며 평소의 하루히 시리즈답다는 생각을 했다.

 

모종의 이유로 다리를 삐긋한 하루히를 일행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쿈이 직접 어부바를 해준다. 츤데레답게 제대로 하라고 툴툴대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아 보이는 하루히, 단장을 위해 사람들의 시선은 상관쓰지 않는 쿈의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뭐랄까 본편보다 더 대놓고 꽁냥대는 분위기라 로맨틱 코미디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정적인 장면

 

7대 불가사의 오버타임은 말 그대로 예전부터 전해져 오던 학교의 불가사의(괴담)에 관한 에피소드였다. 여기서 새로운 인물인 오컬트 연구부 멤버가 등장한다. 자세한 정체는 츠루야의 도전에서 나오니 후술. 어쨌든 나가토가 읽는 소설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갑자기 소설 관련 토크로 넘어간다. 해당 작품들을 안다면 공감이 되겠지만 나는 잘 모르기에 스킵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학교의 7대 불가사의에 대한 화제로 넘어갔는데, 이야기 나온김에 직접 뭐가 있고 실제로 확인해보자는 뉘앙스의 전개가 진행될려고 하자 SOS단 멤버들이 위기를 감지한다. 사실 명확하지 않은 주제이기도 하고 하루히가 상상하면 실제로 이루어지는 능력이 있으니 상식을 개변할 수 있는 상황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들이 직접 지어내자라는 결론을 도출했고 다같이 머리를 싸매서 미스테리하고 불가사의한 7개의 괴담을 급조해낸다. 결국 하루히에게 납득을 시키기 위해 쿈이 온갖 유도를 하며 겨우 넘어가게 된다.

 

내용 중에서 코이즈미 쪽 기관이 하루히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GPS를 사용하고 있다는 걸 인증하며 하루히의 처지와 그녀와 관련된 단체들의 수고가 느껴지는 에피소드였다. 언제까지 유사 트루먼 쇼를 할 건지....

 

 

 

마지막 에피소드는 츠루야의 도전인데, 해외에 잠깐 체류중인 츠루야가 자기가 직접 쓴 수필을 SOS단에게 보내며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맞춰야되는 퀴즈를 제시한 내용이였다. 개인적으로 수필 내용도 이해가 안되고 전개도 작위적이고 장황해서 별로 재밌진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인 일명 'T' , 앞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동아리의 멤버의 캐릭터성이 흥미를 자아냈다. 윗 사진 중앙에 있는 금발 미소녀인데 외국에서 온 유학생이며 자기가 아는 주제가 나오면 활발함을 드러내는 성격이였다.

 

아직 일본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그런지 말투도 뭔가 학생회장스러운 딱딱하고 발음도 쿈보고 캼이라고 하는 등 어눌한 면이 있지만 그래서 독특하다고 해야되나, 끌리는 면이 있었다.

 

어쨌든 쿈의 비상한 추리로 정답을 맞췄고 츠루야가 등장하면서 내막과 결론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런 쿈의 모습을 보면서 은근 똑똑하고( 왓슨에 비유하며) 하루히 일행과 지내는 걸 즐거워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칭찬을 늘어놓은 코이즈미. 그 말에 쿈도 딱히 반박하지 않는다. 

 

사실 단편집이라 메인 스토리가 전개되진 않았고 여전히 완결에 대해선 오리무중이지만, 한편의 책으로 새롭게 시리즈를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 같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껴있는 떡밥도 흥미롭고, 전반적으로 내용은 호불호가 갈릴 만하지만 팬의 입장에선 만족할 만한 신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디 다음 권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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